“이태원 현장 출동 재난의료지원팀 참고인 소환조사”에 대하여 

대한응급의학회 회원께 올립니다.

대한응급의학회 가족여러분,

지금 이 시간에도 응급의료 최일선의 현장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땀을 흘리고 계시는 여러분의 노고에 머리숙여 존경과 사랑을 표합니다. 

최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하여 의료지원을 위해 출동했던 일부 병원 소속 재난의료지원팀(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 DMAT)에 대해 

경찰 특별수사본부의 참고인 조사가 진행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DMAT은 민관협력 차원에서 재난이나 사고로 인해 다수사상자 발생 시 필요할 경우 현재 비상대응매뉴얼 상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이나 재난현장 주관기관의 요청 따라 현장에 파견되어 의료지원을 하기 위해 사전에 의사·간호사·응급구조사·행정요원 등 3~4인으로 조직된 의료대응팀입니다. 

이들 DMAT은 과거에도 포항지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사고, 2018년 밀양 병원 화재사고 등 각종 사고에 출동하는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24시간 최선을 다 하였습니다. 또한,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 서울 지역 다수의 DMAT들은 현장접근의 어려움과 혼란한 상황 등 여러 가지 악조건을 감내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출동하여 현장 대응을 실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출동했던 DMAT팀에 대한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DMAT 출동체계는 별개의 팀이 대기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인 의료진이 출동하는 민간자원을 징발하는 형식의 체계로 이러한 현실상 10분내 출동도 권고사항이며, 출동한 의료진들의 상해에 대한 보장도 주어지지 않는 등 의료진들의 희생 하에 운영되고 있습니다. DMAT의 현장 활동은 의료의 영역이며, 언제나 자원이 부족하고 동일하지 않은 재난 및 다수사상자 현장에서는 상황에 알맞은 재난대응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의료기관 외부에서의 선의의 의료행위를 사법적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러한 시도는 향후 유사상황에 대한 의료행위의 회피를 유도할 뿐으로, 오히려 추가적인 지원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재난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사를 실시한다는 것은 오히려 이런 의료진의 노력들을 위축시킬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사회 안녕에 기여할 준비가 언제나 되어있는 대한응급의학회와 구성원들은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좌시할 수가 없습니다. 

이에 대한응급의학회는 아래와 같은 뜻을 분명히 알림과 동시에 관련 유관기관, 정부 및 입법부와 긴밀하고 실질적인 협조와 논의를 해 나가겠습니다. 

하나,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전문가 단체로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깊은 애도와 함께, 부상자와 유가족을 위한 다양한 의료지원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와 같은 의료인들에 대한 비논리적인 압박이 가해지거나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지라도 변함없이 각종 재난 극복을 위한 최일선에서 그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하나, DMAT활동은 개인의 생명 뿐 아니라 사회의 안전과 안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한 의료진들의 노고를 치하하지는 못할망정 마치 범죄자와 같이 수 시간동안의 참고인 소환조사를 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깊은 우려를 표하는 바이며 향후 일어나는 상황에 대하여 엄혹하게 주시하고 대처하겠습니다.

하나, 우리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재난응급의료체계의 개선에 중지를 모아야 합니다. 특히, 재난 대응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더욱 체계적인 재난대응체계 구축해야 하며, 관계법령의 개정을 통해 응급상황에서 활동한 의료인에 대한 법률적인 보호장치와 보상체계 등을 마련하여 열악한 환경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헌신하는 DMAT이 보다 원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대환응급의학회 가족여러분.

국민의 생명과 사회 안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들에 대한 정부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때까지 

저희는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2. 12. 01.

 대한응급의학회 회 장 진영호

 이사장 최성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