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응급의학회 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말씀을 전합니다.
작성자 대한응급의학회
등록일2023.08.23
조회수2228

대한응급의학회 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말씀을 전합니다.

 


내외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응급환자의 진료에 불철주야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회원님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응급환자 진료의 최전방에 위치하고 있는 저희 응급의학과는 사회적인 이목과 논쟁을 피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숙명인가 봅니다.

 

전공의 수련시절 대동맥 박리 환자의 진단과 관련하여, 저희 회원 중 한 분이 최근 실형을 받는 할반지통(割半之痛)의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비단 개인의 문제일 뿐이 아니라 응급의학과, 더 나아가 응급환자가 마주하게 되는 응급의료환경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심히 우려스렵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법부의 판단 자체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급박한 응급현장에서 행해지는 판단이 최종 진단과 상이할 수 있고, 응급환자의 특성상 갑작스럽게 환자의 상태가 변화할 수 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응급환자의 진료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에 대해 내려지는 과도한 형사처벌은 필수의료의 시발점이 되어야하는 응급의학분야의 기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이는 결국 응급의료체계를 나아가 필수의료를 붕괴시켜 국민의 건강과 안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명약관화할 것입니다. 

 

응급실 진료환경은 오래전부터 여러가지 이유로 위협받아 왔습니다. 비록 이전보다는 다소 개선되었다고 하는 시선도 있지만 아직도 방화, 낫 부림 사건 등 근절되지 않는 의료진에 대한 폭력, 코로나 대유행과 같은 의학적 위기상황에서 국가정책수립 시 응급의학의 소외,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안전망 문제에 있어 의료진 개인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책임 제기, 더욱이 최근에는 범국가적인 시스템의 문제라 할 수 있는 환자수용 관련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몰고가는 사회분위기 등 여전히 응급의료환경은 열악한 상황입니다.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관심과 이해에도 불구하고, 응급의료환경에 대한 개혁을 통한 근본적인 개선보다는 오히려 저희들에게 권한 없는 무한책임만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동안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희의 주장과 요구에 대하여 만족할 만한 개선과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은 채, 악화되어만 가는 응급의료환경의 비관적이고 암울한 미래에 대하여 모든 회원님들의 비판과 쓴소리를 들을 때면 그저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또한, 많은 회원님들께서 국회나 정부뿐만 아니라 저희 임원진에게도 정책의 수립과 관철에 대하여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고 계신 점에 대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저희 임원진 모두는 대한응급의학회의 명예와 자존을 가지고 안전하며 정의로운 응급의료현장의 환경을 만들기 최선을 다 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더불어 금번 사안뿐만 아니라, 향후 모든 회원님들의 일신에 불이익이나 부당한 결과가 초래하지 않도록 더욱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진심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응급환자진료에 묵묵히 최선을 다 하고 계시는 회원님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대한응급의학회 임원진 일동 올림.